이른바 ‘예수의 배’는 예수 시절에 만들었는가?

1986년 겨울에 계속된 가뭄으로 갈릴리 바다의 수면이 최저로 낮아졌다. 이런 때는 고고학자들에게 행운이 닥친다. 호수에 빠진 옛 배들을 건져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모세(Moshe)와 유발 루판 (Yuval Lufan)이라는 두 형제 고고학자가 게네사르(Gennesar)와 막달라(Magdala) 사이에서 호숫가에 처박혀 있는 한 배를 발견했다. 수면이 다시 오르기 전에 이 배를 꺼낸 다음에 선체를 보존하기 위하여 화학 약품에 7년이나 담가 두었다고 한다.

1. 배의 명세와 추정 연대
이 배는 12가지 다른 종류의 나무로 만들어졌고, 길이가 8.2 미터, 넓이가 2.3 미터, 높이가 1.25 미터이다. 이런 크기의 배는 서너 사람이 노를 젓고 한 사람이 방향을 잡았을 것이라 한다. 사람만 싣는다면 10명 정도가 더 탈 수 있다고 한다. 배의 바닥이 평평하여, 호수가에 이 배를 직접 댈 수 있다.

베드로의 집 가까이서 본 갈릴리 바다

 

이 시절에 예수님이 아마도 이런 배를 호수가에 대고 배에 앉아서 호수가에 앉아 있는 대중에게 설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예수의 제자였던 어부들 서너 명이 아마도 이런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았을 듯하다.

세로대의 숫자는 배가 가장 넓은 곳에서 28이나 되고, 가로대의 수는 32 정도 된다.

배의 연대는 기원전 40년(+/- 80년)으로 추정되었고, 배에서 발견된 도기 조각과 못을 근거로 추정한 연대는 기원전 50년에서 서기 50년이다. 따라서 이 배는 예수 이전에 만들었을 수도 있고, 예수 시절에 만든 배일 수도 있다.

2. 배 건축법
당시의 배 건축법에 대하여는 알려진 것이 많이 없다. 이 배의 겉 껍질은 얇고 긴 나무 판자를 여러 개 엮은 것이고, 판자의 길이는 배의 길이와 평행이다. 예수의 시절에 이런 판자를 수증기로 쪼여서 굽히는 기술이 발달되었다고 하는데 (유란시아서), 이 배의 안쪽을 보면 세로 판자들을 엮기 위하여 얇은 가로 판자를 쓰지 않고 제법 가느다란 통나무의 중심 기둥을 잘라서 엮은 듯이 보인다. 다시 말해서, 수증기로 판자를 세게 꺾는 기술이 도입되기 전에 만든 배인 듯하다.

(첫 사진에서 보다시피) 각 가로대의 틀은 두 세 조각으로 나누어져 있다. 따라서 긴 가로대를 수증기로 쪼여 굽혀 만들지 않았다. 가로대는 큰 나무를 잘라서 만든 긴 널빤지가 아니라 배의 구부러진 단면을 따르기 위하여, 가는 통나무를 몇 개 써서 굽히는 효과를 얻었고, 게다가 이것들은 자연스런 통나무이라 구불구불하다.

물론 세로로 긴 나무 판자를 굽히는 데도 수중기로 쪼이는 방법을 쓸 수는 있지만,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긴 널빤지는 쉽게 굽혀진다. 게다가 세로 판자들을 자세히 보면, 하나의 널빤지로 배 전체 길이를 덮은 곳은 없고, 대개의 경우 두 세 개의 널빤지로 배 길이를 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세로 판자를 굽히느라고 수증기로 판자를 쪼이는 방법을 쓴 듯하지 않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이 배는 아마도 예수의 제자들이 물고기를 잡기 이전에 만든 배인 듯하다.

최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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