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비싼 커피?

마카오의 북쪽에 중국 경계를 지나면 주하이(珠海) 시가 있다. 날마다 십만 명이 이 국경을 지난다고 한다. 어느 친구와 약속한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주하이에 도착하였다. 시간을 때우느라고 동반한 사람과 어느 커피 점에 들어가서 커피를 주문하였다. 커피 값은 보통 컵 한 잔에 268원이어서 160원 짜리의 조금 작은 잔을 시켰다. 미처 값을 달라로 계산하지 못하였는데 돈을 낼 때 계산해 보니, 이 커피는 렌민비를 6:1로 계산하면 $44이나 되고, 내가 주문한 커피는 $26이 넘는다.

내막을 알아보니, 그 상점에서 파는 커피는 코피 루왁(Kopi luwak)이라 부르며, 이것은 인도네시아의 여러 섬, 주로 수마트라 자바 등지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이 섬들에서 사는 사향 고양이(Asian palm civet)가 커피 콩을 먹고 배설하는 데, 대체로 커피 콩은 사향 고양이의 소화 기관을 그냥 통과하는데, 내장에서 효소가 첨가되어 독특한 향기를 낸다고 한다. 이 배설된 커피 콩을 주워다가 볶아서 코피 루왁을 만드는데, 일년에 1톤밖에 생산되지 않는다고 한다. 유럽에서 귀족들이 이 커피를 즐겨 마셔서 값을 올렸다.

홀랜드 사람들이 네델란드령 동인도 (Dutch East Indies) 지역에서 원주민들에게 커피를 재배시키게 하면서 이들에게는 커피 마시는 것을 금하였는데, 이들은 사향 고양이가 이 커피 콩을 먹으며, 거의 소화하지 않은 채로 이 콩들이 대변에 섞여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콩을 원주민들이 잘 씻고 구워서 커피를 마셔보니 고양이의 사향이 섞였는지 씁쓰레한 맛이 줄어들고 맛이 일품이었다고 한다. 이런 소문이 홀랜드 사람에게도 전해졌고, 결국은 유럽의 부자들이 즐겨 찾는 커피가 되었다.

요즘에는 수요가 많아서, 사향 고향이가 대변 누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농장에서 강제로 사향 고양이에게 커피 콩을 먹여서 코피 루왁을 생산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듯하다.

중세에 유럽의 여러 곳에 돌아 다니면서 올리브 나무 조각을 예수가 매달렸던 진짜 십자가의 조각이라고 팔아 먹은 수많은 사기꾼들처럼, 값이 워낙 높으니 많은 가짜 코피 루왁이 팔린다고 한다. 실제로 생산되는 것보다 팔리는 코피 루왁은50배나 되니, 진짜 코피 루왁을 마시게 될 확률은 2% 밖에 안 된다. 그러니 어쩌다가 처음 맛본 코피 루왁도 가짜일 확률이 상당히 높다. 가짜를 마시면서도 큰 돈을 냈는지도 모른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