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6 편, 종교의 초기 진화

 

여섯째 (예배)와 일곱째 (지혜) 지성 영의 영향 하에, 인간의 지성이 정상으로 작용하면, 원시적 예배 욕구로부터 종교가 진화한다.

자연이 인격화되고, 영이 되고, 결국 신(神)이 됨에 따라서, 종교가 생기기 전의 두려움은 차츰 종교성을 띠게 되었다.

1. 우연: 행운과 불운

진화 종교의 뿌리는 인간이 우연―이른바 운(運), 보통 일어나는 일―을 체험한 데 기원이 있다.

원시인은 먹을거리를 사냥하는 사람이었다. 사냥의 결과는 늘 변하고, 사람을 이것을 행운이나 불운이라고 해석한다. 불운은 아슬아슬하고 시달리는 삶을 항상 살던 남녀의 인생에서 큰 요인이었다.

현대 유란시아인은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하여 분투하지만, 원시인은 살기 위하여 싸웠고, 그들의 인생에서 운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알지 못하는 재난이 닥치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절망의 구름이 되어 야만인들 위에 떠 있었다.

미신을 믿는 야만인은 행운이 이어지는 것을 두려워했고, 그런 행운은 재난이 다가올 전조(前兆)라고 생각했다.

불운이 닥칠까 늘 두려워하는 것은 사람을 꼼짝할 수 없게 만들었다.
떠돌아 다니다가 행움을 만날지 모르는데, 공들이고 어째서 헛수고를 해야 하는가?

생각 없는 사람들은 행운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잊지만, 불운은 뼈저리게 기억한다.
농부는 더위와 추위 뿐 아니라, 가뭄과 홍수 때문에 손해보는 것을 깨달았다.

최근에도 솔로몬의 지혜서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내가 돌아와서 보니, 빠른 자가 달리기에 이기지 않고, 힘센 자가 전쟁에 이기지도 않으며, 지혜로운 자가 빵을 얻지도 않고, 명철한 사람이 부를 얻지도 않으며, 기술 있는 사람이 은혜를 받지도 않도다."

2. 우연의 의인화

원시인은 끊임없이 물었다, "누가 나를 괴롭히는가?"
알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경외함으로부터 종교가 태어났다.
원시인의 머리는 논리가 있었으나, 연결지을 관념이 거의 없었다.
한 사건이 다른 사건을 따르면, 야만인은 이것들이 원인과 결과라보 보았다.

야만인은 만질 수 없고 추상적인 것을 모두 의인화하려고 애쓰며, 자연과 우연은 귀신으로, 나중에는 신으로 인격화된다.

이해하기 힘든 것을 초자연적 원인으로 돌리는 것은 지적으로 게으른 것을 가리킨다.
야만인은 자연이 살아 있다고, 자연 속에 무엇이 들어 있다고 보았다.
원시인은 어떤 것도 우연이라 여기지 않았고, 모든 일에 반드시 의도가 있다고 생각했다.

3. 죽음―설명할 수 없는 것

죽음은 진화하는 인간에게 최고의 충격이었다. 죽음의 충격이 두려움을 일으켰고, 이처럼 효과적으로 종교를 육성했다.

원시인이 죽음이 불가피한 것을 깨닫는 데 기나긴 세월이 걸렸다.
모든 종족은 죽지 않는 사람들에 관한 전설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병과 자연사는 처음에 영의 영향 때문이라고 믿었다. 이 모든 것이 원죄와 인간의 타락과 같은 교리를 낳았다.

4. 죽음과 생존의 개념

초물질 세계가 있다는 개념은 일상 생활과 귀신 꿈을 연결지어 생겨났다.

돌아가신 추장의 꿈을 몇 사람이 동시에 꾸는 것은 늙은 추장이 정말로 돌아온 것을 확신시키는 증거인 것처럼 보였다.

앞날의 생명에 대한 이 새로운 개념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시작했다.
생명의 호흡은 산 자와 죽은 자를 구별하는 유일한 현상으로 간주되었다.
인간의 혼에 대한 원시적 개념, 귀신은, 호흡과 꿈 개념으로부터 생겨났다.
결국 야만인은 자신이 몸과 호흡이라고 생각했다. 숨에서 몸을 빼면 귀신이 되었다.

죽음 뒤에 살아남는다는 원시의 신조는 불멸을 믿는 것은 아니었다. 스물을 넘어 셀 수 없는 존재들은 도저히 무한과 영원을 상상할 수 없다. 이들은 거듭 육신화하는 것을 생각했다.

주황 민족은 특히 윤회와 환생(還生)의 신앙에 빠졌다. 이 환생 신앙은 자손이 선조들의 유전과 특성을 닮은 것을 지켜본 데서 생겼다.

원시인은 지옥이나 앞날의 벌에 대한 관념이 없었다. 야만인은 미래의 인생은 악운만 빼고, 꼭 이 인생과 같다고 보았다.

거의 모든 집단이 혼의 운명에 대하여 다른 생각을 가졌다.
그리스인은 약한 사람이 약한 혼을 가졌다고 믿었고, 핏기 없는 혼을 받는 장소로 하데스(지옥)을 발명했다.
중국인과 에집트인은 혼과 몸이 같이 남아 있다고 믿었다.

5. 몸이 없는 혼 개념

사람의 비물질 부분을 귀신ㆍ영ㆍ그림자ㆍ유령ㆍ망령, 나중에는 혼이라고 불렀다.
만질 수 없는 것을 제쳐놓고, 혼은 필사자와 모든 면에서 똑같았다.
몸이 없는 혼의 소리를 듣고 그 혼을 볼 수도 있지만, 만질 수는 없었다.

마침내 죽음은 "귀신을 버리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필사자의 지성과 조절자가 혼을 창조한다는 것을 깨달으려면 사람은 계시와 종교적 체험에 의존해야 한다.

옛날 사람들은 사람에게 깃드는 영과 진화 성질을 가진 혼, 이 두 개념을 구별하지 못했다. (한국인은 이 둘을 합쳐 영혼이라 한다.)

이들은 혼이 여러 방법으로 몸을 떠날 수 있다고 믿었다:

1. 잠시 기절할 때.
2. 꿈을 꿀 때.
3. 혼수 상태와 무의식에 빠졌을 때.
4. 죽을 때.

야만인은 재채기를 혼이 몸을 떠나려다가 그만둔 것으로 보았다. 깨어 있으면, 혼이 도망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초기부터 잠을 잘 때 혼이 몸을 떠날 수 있다고 믿었고, 잠자는 사람의 이름을 외쳐서 그 혼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다고 믿었다. 꿈은 잠을 잘 때, 혼이 잠시 떠나 있는 동안 겪는 체험이라고 여겼다.

평범한 꿈은 영 성격자들이 물질 존재와 교통할 때 쓰는 방법이 아니다.

원시인은 혼이 숨과 결합되어 있고, 숨을 불어 혼의 성질을 나누어 줄 수 있다고 믿었다.
맏아들이 죽어가는 아버지의 마지막 숨을 붙잡으려고 애쓰는 것이 오랫동안 풍습이었다.
나중에는 숨과 똑같이 그림자를 존중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미신으로 거울을 다루었다.
문명화된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사람이 죽었을 때, 거울을 벽으로 돌려 놓는다.

바도난의 후손들은 사람이 두 혼, 숨과 그림자를 가졌다는 개념을 개발했다.
초기의 놋 족속은 사람이 두 인격으로, 혼과 몸으로, 이루어졌다고 믿었다.

6. 귀신과 영이 있는 환경

사람은 자연 환경을 물려받고, 사회 환경을 익히고, 귀신에 둘러싸인 환경을 상상했다.

국가는 사람이 자연 환경에 대한 반응이요, 가정은 사회 환경에 대한 반응, 교회는 사람이 귀신에 둘러싸여 있다는 망상에 대한 반응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일찍부터, 공상(空想) 세계가 현실이라는 것을 보편적으로 믿었고, 새롭게 상상한 이 영 세계는 원시 사회에서 권력이 되었다. 온 인류의 정신 및 도덕 생활은 인간의 생각에서 이 새 요소가 나타남으로 영구히 달라졌다.

영 귀신이 성날 때 불운을 쏟아 붓고 기쁠 때 행운을 던져 준다면, 인간의 행동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옳고 그른 것에 대한 개념이 마침내 진화했고, 땅에서 어떤 계시도 내리기 전에 그렇게 되었다.

이 개념이 고개를 들자, 늘 기분이 상한 영을 달래려는 오랜 싸움, 무덤과 성전, 사제들에게 희생물을 바치는 낭비가 시작되었다.

끔찍한 값을 치렀으나, 치러도 좋았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서 사람은 옳고 그른 것을 의식했고 윤리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7. 원시 종교의 기능

야만인은 보험의 필요성을 느꼈고, 보험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미신을 믿고 사제에게 선물을 기꺼이 바쳤다.

원시 종교는 단지 숲에서 사는 위험에 대하녀 보험을 사는 것이다.
문명화된 사람은 사고와 비상 사태에 대비하여 보험을 산다.
현대 사회는 종교의 영역으로부터 보험 장사를 빼앗고 있고, 이것을 경제학 분야에서 다룬다.

현대인, 적어도 생각이 있는 자는, 운을 통제하려고 이제 더 물 쓰듯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옛 종교 관념들은 숙명론에 빠지는 것을 막았다.

원시 종교는 사람에게 귀신의 행동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 인간의 운명을 통제하는 초물질 세계가 있다는 생각을 주입하였다.

사람들은 인생의 부침(浮沈)에 영적 원인이 있다는 그릇된 교리를 내버리고 있지만, 인간의 모든 불평등을 사회의 불공평, 산업의 경쟁에 돌리려고 한다.

원시 종교는 생각 조절자의 수여를 위해서 원시인의 지성을 준비시킨다.

신다운 조절자는 그 이후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태도를 하나님을 사랑하는 태도로 바꾸려고 수고해 왔다. 진화는 느릴지 몰라도 틀림없이 효과가 있다.

네바돈의 저녁별이 발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