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십자가 처형, 라이프치히 미술관 (Museum der Bildenden Kunste, Leipzig)

라이프치히는 독일의 작센 주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서기 1409년에 라이프치히 대학이 섰고, 라이프치히는 독일의 법과 출판업의 중심이 되었다. 2차 대전 말기에는 이웃의 도시 드레스덴(Dresden)과 함께 연합군의 폭격을 받아 피해가 컸다고 한다. 전쟁 후에 미국이 이곳을 점령했으나 러시아에 넘겨 주어, 이 도시는 동독의 일부가 되었다.

라이프치히 미술관에는 맥스 클링거(Max Klinger, 1857-1920)의 “십자가 처형” 그림이 붙어 있는데, 좁은 곳에 큰 그림이 벽에 붙어 있어, 화각(angle of view)이 넓은 렌즈가 없으면, 그림 전체를 한 사진에 담기가 어렵다.

클링거는 독일의 상징주의파 화가였고, 조각에도 손을 댔다. 그는 주로 역사적인 인물이나 신화적 사건을 주제로 하여 그림을 그렸고, 십자가 처형 그림에는 벌거벗은 예수를 그렸다. (성현에 대한 존칭 생략)

1. 예수는 처형 시에 무엇을 걸쳤는가?

이것은 전체 그림의 바른쪽(약 3/5)인데, 예수가 두 강도 사이에서 못박히는 장면이다. 무엇보다 끔찍한 것은 예수가 벌거벗은 장면을 그린 것이다.

십자가에 못박히는 사람들이 벌거벗었는가 아니면 간단한 허리 가리개를 걸쳤는가에 대하여는 논란이 많다. 대분의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하여 잘못된 결론을 내리는 듯이 보이는데, 이들은 십자가 처형을 받는 사람들이 모두가 똑같은 대우를 받은 것처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로마인에 대하여 독립 전쟁을 벌이던 젊은이들이 적어도 수천명, 아니 1만 여명이 넘게 십자가에 못박혔던 것 같다. 이들 모두가 똑같은 대우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대인들이 죄수들이 하체를 드러내놓고 십자가에 박히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백명씩 못박히는데 이들 모두에게 똑같이 허리 가리개를 마련해 주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설에 따르면, 대부분의 죄수들에게 간단한 가리개를 마련해 주었다는 설이 있다.

예수의 경우에는 결국 그 자리에서 구경한 사람들의 기록을 살펴야 한다. 4복음의 저자 중에 누가나, 마태나 마가는 자리에 없었으나 유일하게 요한이 십자가 처형 장소에 있었다. 그의 기록에 보면, 어머니 마리아와 이모, 그리고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가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예수의 하체가 가려져 있지 않았다고 하면, 이 여인들이 그 자리에 대담하게 서서 예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을 리가 없다.

 

2. 수평 나무못

클링거의 그림은 수평으로 된 나무못이 십자가의 세로대에서 튀어 나와 예수가 그 위에 앉아 몸을 지탱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왼쪽 강도의 십자가에는 세로대에 네모난 구멍이 뚫려 있고 이 수평 나무못이 이 구멍을 지나서 단단히 박힌 것이 보인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죄수가 몸을 지탱할 수 없어 손바닥이 못에서 찢겨 나와 곧 죄수의 몸이 십자가에서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죄수의 몸이 십자가에 반듯하게 좌우 대칭으로 서 있지 않고, 왼쪽이든 바른 쪽이든 몸이 한쪽으로 기울게 된다고 한다.

또한 이 그림에는 발받침까지도 마련되어 있는데, 이것은 근거가 희박하다. 발받침까지 마련되면 죄수가 하루는 물론이고 사나흘 버틸 수도 있을 것이다. 예수님은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진이 빠져 돌아가셨으니, 손이 아픈 것을 제쳐놓더라도, 이런 자세로 몇 시간 버티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3. 가로대

예수 시절에 만든 십자가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어떻게 십자가를 만들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이 그림에는 십자가의 상부가 뒤로 휘어 있는데 잘못된 듯하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세로대를 미리 땅에 파묻어 놓고, 죄수는 가로대만 지고 처형 장소로 가서, 가로대 위에 세로대에 못을 박은 듯하다.

이렇게 하지 않고 세로대에 가로대를 올려 놓고 못을 박으면 튀어나온 가로대 때문에 죄수가 고개를 숙여야 한다. 대부분의 처형 그림에는 가로대와 세로대가 같은 평면에 놓여 있다. 또한 장붓 구멍 방법(mortise and tenon)을 이용하여 가로대와 세로대를 반반씩 파서 연결 수도 있지만 이 연결 부분에 나무못을 박으면 너무 약해져 뚱뚱한 죄수의 경우에는 가로대가 부서질 수 있으니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십자가의 가로대는 이처럼 높지 않았고, 따라서 십자가 주위에서 떠드는 사람들의 말소리를 죄수가 알아듣고, 죄수가 하는 말도 사람들이 대체로 들을 수 있을 만큼, 세로대가 그다지 높지 않은 듯하다. 흔한 성화에 나오는 것처럼 세로대는 그리 높지 않았던 듯하다. 예루살렘 근교에서 나무가 남아 나지 않았다고 한다.

우편 강도 앞에 있는 젊은이는 사도 요한일 수도 있고, 애통하는 여인은 막달라 마리아인지 모른다. 어머니 마리아이기에는 너무 젊다. 어머니는 50대 여인이었을 터이니 왼쪽에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인듯 하다. 왼쪽에 두 노인은 산헤드린의 대표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