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랑카치 예배당의 프레스코 (Frescoes in the Capella Brancacci), 2부

7. 새 신자들에게 세례 주는 베드로 (마사치오)

베드로가 하루에 3천명이나 세례를 주었다는 기록을 이 그림이 잘 보여준다. 요단 강이 깊지 않아 세례 받는 신자의 무릎이 강물에 조금 잠겨 있고 곁에서 추워서 몸을 움츠리는 그림이 생동감이 있다. 마사치오의 그림이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이 손을 댔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8. 불구자를 고치는 베드로와 타비타의 부활

그림 왼쪽에 돈을 구걸하던 불구자를 베드로가 고치는 이야기는 사도행전 3장, 그리고 바른쪽에 타비타를 살리는 이야기는 9장에 나온다. 첫 장면은 예루살렘에서, 둘째 장면은 요파에서 일어나지만 마소리노는 한 그림에 두 장면을 담고 있다.

배경에 있는 건물은 예루살렘이 아니라 플로렌스에 있는 건물의 양식을 하고 있고, 서민들이 창바깥에 빨래줄과 말리려고 내다 건 옷가지들이 보인다. 두 장면 사이에 터번을 쓴 두 남자가 거리를 걷고 있는데, 당시에 플로렌스가 은행업으로 재산을 축적하여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서 비단을 수입해서 옷을 해입을 정도로 무역이 성행했고, 터번은 플로렌스가 베니스를 통해서 당시에 중동과도 무역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베니스는 배를 만들고 무역을 해서 경제를 일으켰고 플로렌스는 은행사업으로 부를 쌓았으며, 이 두 도시가 르네상스를 일으킨 경제적 기초를 마련하였다.  

9. 아담과 이브의 유혹
 

 

 

이것은 마소리노의 그림인데 아담과 이브를 이상적인 곳에서 사는 아름다운 인물로 표현하였다. 같은 주제로 그린 다른 사람들의 그림과 달리, 유혹하는 뱀의 머리가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 마사치오의 그림보다 인물 묘사가 밋밋하고 얼굴 표정도 없다.

당대의 다른 화가들의 그림에는 한 사람의 인물을 모델로 썼는지 사람들의 모습이 서로 비슷한 경우가 많다. 이 그림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개성이 없고 대체로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와 대조가 되게 마사치오의 그림에는 실재하는 인물이 여럿이 나오고, 아마도 많을 사람을 모델로 썼던 것 같다. 사람마다 표정과 개성이 뚜렷이 살아 있다.  

10. 자선금의 분배와 아나니아의 죽음 (마사치오)
 

 

 

그림 앞에 제단의 애기 천사 조각이 있어 그림을 가린다. 자선금의 분배에 대하여는 예나 지금이나 말이 많았던 듯. 땅 판 돈을 몽땅 내지 않은 아나니아가 벌을 받아서 죽었다는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사도행전 5장)

벌을 주는 신의 태도가 지난 2천년 동안에 바뀌었을 리는 없고, 물건 판 돈을 다 내지 않아서 죽어야 한다면 요즘 세상에 살아남을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헌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듯, 아마도 사고로 죽은 것을 신도들이 과장하여 와전된 이야기인 듯하다.

서기 44년에 기근이 닥쳤고, 예루살렘 신도들의 헌금이 줄어들었을 때, 예루살렘의 신도들이 굶어죽지 않도록 바울은 이방 신도들로부터 헌금을 거두어 그 교회에 전해 주었다.

예수가 성전이 조만간에 멸망한다고 예언한 것을 초기의 신도들이 세상의 종말이 곧 닥친다고 오해하였다. 따라서 재산이 있는 사람들은 재산을 팔아치워 교회에 바치고 종말을 기다리느라고 일도 별로 하지 않았고, 없는 사람들은 같이 모여 공동 재산을 먹어 치웠기 때문에, 차츰차츰 교회의 재산이 줄어들었다.

성전이 서기 70년에 무너지기도 전에, 예루살렘의 교회는 결국 신도들이 줄어들어 문을 닫았다.  

11. 마술사 시몬과 다툼, 그리고 베드로의 십자가 처형

필립피노 리피(Philippino Lippi)의 그림. 왼쪽에 흰 수염을 하고 나이 든 베드로가 거꾸로 십자가에 매달려 있다. 문 앞에 서 있는 세 사람 중에 관람객을 보고 있는 젊은이가 보티첼리(Botticelli)라고 한다. 아치 대문 바른 쪽에 서 있는 세 사람 중에 뒤에 있는 앞머리가 벗어진 젊은 사람은 사도 바울이요, 바른 쪽은 베드로이고, 왼쪽에는 그에게서 성령을 주는 권능을 돈으로 사려던 마술사 시몬이며 이들의 말을 듣고 있는 황제는 네로이다. 그리고 맨 바른 쪽에 관람객을 보는 모자 쓴 젊은이가 화가 자신이다.  

12. 감옥에서 풀려난 베드로

사도행전 12장에 베드로가 천사의 도움을 받아 감옥에서 풀려나오는 이 그림은 필립피노 리피의 작품이다.

브랑카치 예배당은 또한 화가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난 곳으로 이름이 나 있다. 젊은 화가들이 자주 드나들던 곳이었는가 보다. 미켈란젤로가 이 예배당에서 마사치오의 그림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그는 동료 화가와 싸움이 붙었다고 한다.

벤베누토 첼리니(Benvenuto Cellini)에 따르면, 조각가 피에트로 토리지아노(Pietro Torrigiano)의 그림 실력이 시원치 않다는 논평 때문에, 싸움이 붙어 그는 미켈란젤로의 코를 주먹으로 쳐서 그의 얼굴은 권투 선수처럼 바뀌었다고 한다. 후일에 토리지아노는 같이 일하자고 영국으로 첼리니를 초대했으나 그는 거절하였다.

마사치오는 일생을 그림만 생각하고 그림을 그리다가 살기가 고달팠는지 젊은 나이에 죽었다. 그래도 마사치오는 르네상스 초기에 성경 주제를 다룬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화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