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5 편, 빌라도 앞에서 열린 재판

글쓴이: 중도자 위원회

서기 30년 4월 7일(금)

예루살렘, 빌라도의 관정

아침 6시가 조금 지난 뒤에, 예수는 로마인 집정관 빌라도 앞으로 끌려왔는데, 그는 시리아 총독의 감독 하에서 유대ㆍ사마리아ㆍ이두미아를 다스렸다.

대사제 가야바를 비롯하여 약 50명의 고발자들과 요한이 예수를 따라갔다. 안나스는 빌라도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예루살렘 성묘교회의 벽화

전날 저녁에 통지를 받았기 때문에, 빌라도는 이들을 이른 아침에 영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관저는 안토니아 요새에 덧붙여 지은 건물이었다.

빌라도가 예수를 심문하는 일은 대체로 집정관 본부 안에서 했어도 공개 재판은 정문으로 이끄는 계단에서 열렸다. 이 양보 조치는 유대인들이 유월절 준비일에 이방인 건물 안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예수를 죽이려고 계략을 꾸미면서 양심에 거리끼지 않았지만, 예식을 지키는 문제에 빈틈이 없었다.

빌라도는 훌륭한 행정가였어도, 도덕적으로 비겁한 사람이었고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을 성지로 우러러보고 산헤드린을 땅에서 가장 높은 법정으로 존중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빌라도는 유대인을 다루는 데 관련된 문제들을 이해하지 못했고, 총독으로서 거의 치명적인 일련의 실수를 저질렀다.

빌라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싶었을 때, 그들은 폭동이 일어나리라 위협하기만 하면 되었고 빌라도는 재빨리 항복하곤 했다.

유대인에게 빌라도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몇 번의 불행한 대결의 결과였다.

첫째로, 빌라도는 유대인이 우상 숭배를 싫어하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지 않았다. 자기 군인들이 군기에서 케자의 형상을 떼어내지 않고서 예루살렘에 들어가도록 버려두었다. 유대인의 대표단이 이 형상을 제거해달라고 탄원했으나, 빌라도는 이 청원을 물리치고, 즉시 죽인다고 위협했다. 유대인들이 그의 관저 앞에서 땅에 엎드리고 죽을 준비가 되었다는 말을 전했을 때, 빌라도는 굴복하고 군기에서 형상을 떼어내라고 명령했다.

빌라도는 땅에 떨어진 그의 위신을 회복하려고 황제의 방패들을 예루살렘의 헤롯 궁전 담에 걸어 놓았다. 유대인들의 항의에 빌라도가 끄떡하지 않자 그들은 로마에 상소했고, 황제는 거슬리는 방패를 떼어내라고 명령했다. 이처럼 빌라도의 체신은 더욱 떨어졌다.

빌라도의 세 번째 실수는 예루살렘으로 오는 방문자들을 위하여 물의 공급을 늘이기 위한 수도교의 건축 비용을 지불하느라고 성전 금고에서 감히 돈을 가져간 것이다. 이 때문에 스무 번 이상 폭동이 있었고 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다.

사마리아인들을 필요 없이 살육한 결과로 빌라도는 마침내 쫓겨났다. 사나운 폭동들이 터지자, 시리아 총독은 빌라도를 로마로 오라고 명했다. 빌라도가 로마로 가는 길에 티베리우스가 죽었고, 그는 다시 집정관으로 임명되지 않았다.

빌라도의 아내 클라우디아 프로큘라는 하녀의 말을 통해서 예수에 대하여 익히 들었고, 빌라도가 죽은 뒤에 새 소식의 전파에 관여하였다.

유대인 권력자들과 불리한 싸움에 말려들지 않았다면, 결백하다고 자신이 선언한 사람을 죽게 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티베리우스가 제국에서 가장 훌륭한 지방 행정가를 유대인에게 보내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2. 빌라도 앞에 예수가 나타나다

예수와 고발자들이 재판정 앞에 모였을 때, 빌라도가 물었다: "너희가 이 사람을 무슨 죄목으로 고발하느냐?"

산헤드린의 법정 대변인이 대답했다: "이 사람이 행악자가 아니라면, 우리가 그를 당신에게 넘기지 않았어야 하나이다."

성묘교회의 벽화

빌라도: "너희가 죄목에 합의하지 않았으니, 어찌하여 너희 율법에 따라 이 사람을 재판하지 않느냐?"

법정의 서기가 대답했다: "어떤 사람이라도 우리가 사형에 처하는 것은 율법에 어긋나며, 이 자는 말하고 행한 것 때문에 죽어 마땅하나이다."

죄목도 없이 로마인 총독 앞에 온 것은 산헤드린이 빌라도의 공정성을 존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예수에 대하여 악의를 가졌다는 것을 드러낸다.

유대인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권한도 없다고 그들이 대중 앞에서 고백하게 만든 것을 빌라도는 고소해하였다.

예수를 체포하는 데 로마 군인들의 사용을 허가한 뒤에, 빌라도는 아내 클라우디아로부터 예수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날이 금요일이었으니까, 빌라도는 안식일을 위하여 유대인들이 준비하는 날임을 알았다.

빌라도: "이 사람의 죄명을 문서로 제시하기 전까지, 그를 심문하지 않겠노라."

대사제와 다른 사람들이 법정의 서기에게 신호했고, 그는 빌라도에게 예수의 죄목을 전해주었다. 이 죄목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 산헤드린의 법정은 이 사람이 다음 죄로 인하여 그가 행악자요, 우리 민족을 선동하는 자인 것을 발견함.

(i) 우리 국민을 타락시키고 반란을 일으키도록 우리 민족을 선동했다.

(ii) 사람들이 케자에게 세금을 내지 말라고 금했다.

(iii) 자신을 유대인의 임금이라 부르고 새 나라를 세운다고 가르쳤다.

예수는 이 중에 어떤 죄목으로도 정식으로 재판이나 선고를 받지 않았다. 빌라도는 이 죄목들을 예수가 듣는 가운데 되풀이하라고 고집했다.

예수는 이 죄목들을 듣고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빌라도는 죄수를 본부 안으로 데리고 가서 친히 심문하기로 마음먹었다.

3. 빌라도의 개인 심문

빌라도는 예수와 요한 세베대를 개인 전용의 방으로 데려갔고, 경비원들을 바깥에 복도에 두었다.

빌라도: "너는 케자에게 세금을 내지 말라고 가르친 적이 있느냐?"

요한을 가리키며 예수는 말했다: "저 사람이나 내 가르침을 들은 어느 다른 사람에게라도 물으라."

요한은 케자와 성전, 양쪽에 세금을 물었다고 설명했다. 빌라도는 말했다: "내가 너와 이야기한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않도록 하여라."

빌라도: "셋째 죄목에 관하여 묻건대, 네가 유대인의 임금이냐?"

예수: "빌라도여, 네가 이것을 스스로 묻느냐, 아니면 나를 고발하는 자들로부터 이 질문을 받았느냐?"

빌라도: "내가 유대인이냐?… 네가 유대인의 임금이라 말한 적이 있느냐, 그리고 네가 새 나라를 세우려고 애썼느냐?"

예수: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하였다면, 분명히 내 제자들이 싸워서 내가 유대인들의 손에 넘겨지지 못하게 하였으리라."

빌라도: "그러면 결국 네가 임금이냐?"

예수: "옳도다, 내가 그런 임금이요, 내 나라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믿는 아들들이 모인 가족이라… 진실을 사랑하는 자마다 내 목소리를 듣느니라."

빌라도: "진실, 무엇이 진실이냐―누가 알소냐?"

빌라도는 금욕주의자의 가르침에 익숙했고, 이들은 "지혜로운 사람은 임금이라" 고 선언했다.

빌라도는 주사제들, 그리고 고발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가서 말했다: "나는 이 사람을 심문했는데, 아무 잘못을 찾지 못하노라… 그를 풀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노라."

어느 산헤드린 회원이 빌라도 옆으로 와서 말했다: "이 사람은 민중을 선동하고, 갈릴리에서 시작하여 온 유대 땅에 두루 계속하였나이다. 당신이 이 사악한 사람을 풀어주면 오랫동안 후회하리이다."

예수가 갈릴리에서 시작했다는 말을 듣고서, 빌라도는 예수를 헤롯에게 보내어 시간을 벌려고 생각했다. 경비원들을 불러서 말했다: "당장에 헤롯에게 데려가라. 헤롯이 심문한 뒤에, 그가 발견한 것을 내게 보고하라."

4. 헤롯 앞에 선 예수

예루살렘에 들렸을 때, 헤롯 안티파스는 옛 마카비 궁전에서 머물렀는데, 여기로 성전 경비원들이 예수를 끌고 갔고, 고발자들과 늘어난 군중이 그를 따라갔다.

예루살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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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롯은 그가 예전에 그 앞에 나타나서, 자기 아버지가 받아야 할 돈에 관하여 공정한 결정을 내리기를 탄원했던 그 소년이었던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

헤롯은 예수가 행한 기적에 관하여 들어 왔고, 예수가 무슨 이적을 행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하였다.

헤롯은 예수의 품위 있는 모습과 침착함에 놀랐다. 예수에게 질문을 15분쯤 던졌지만, 주는 대꾸하려 하지 않았다.

다음에 헤롯은 주사제와 사두개인들이 고발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한동안 예수를 놀려댄 뒤에, 그에게 임금의 헌 자주빛 예복을 차려 입히고 도로 빌라도에게 보냈다.

5. 예수가 빌라도에게 돌아오다

경비원들이 예수를 빌라도에게 도로 데리고 왔을 때, 빌라도는 관저의 앞 계단으로 나갔는데, 거기에는 재판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빌라도는 주사제와 산헤드린 의원들을 부르고 이들에게 말했다: "너희는 이 사람이 민족을 타락시키고, 세금 내는 것을 금하며, 유대인의 임금이라 주장한다는 죄목으로 내 앞에 그를 데려왔느니라… 나는 그에게서 아무 잘못을 찾지 못하노라. 헤롯에게 그를 보냈는데, 헤롯이 도로 돌려보냈으니, 사분 군주가 똑같은 결론을 내렸음이 틀림없도다… 풀어주기 전에 그를 기꺼이 매질하겠노라."

예수의 석방에 대하여 유대인들이 항의하는 소리를 막 지르려 할 때, 방대한 군중이 집정관 관저로 행진하여 다가왔다. 예수가 군중에게 인기가 있었으므로, 유월절 호의의 표시로 이 갈릴리 사람을 풀어줄 것을 제안할 수 있다는 생각이 빌라도에게 떠올랐다.

빌라도는 군중이 바라바라는 이름을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빌라도는 일어서서 주사제들이 예수를 사형에 처하기를 구한다는 것, 그는 예수가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물었다: "내가 누구를 놓아주는 것이 더 좋으냐, 이 살인자 바라바냐, 아니면 이 갈릴리 사람 예수이냐?" 주사제와 산헤드린 의원들은 목이 터져라 외쳤다: "바라바, 바라바!"

성전에서 환전상과 상인들을 몰아낼 때 예수는 영웅이었지만, 적들의 손에서 생사가 걸린 재판을 받는 죄수일 때는 그렇지 않았다.

빌라도는 주사제들에게 말했다: "이 사람의 가장 큰 죄가 자신을 유대인의 임금이라고 부른 것인데, 너희는 어찌하여 이 사람보다 살인자의 목숨을 살려달라 할 수 있느냐?" 이들은 예수가 "유대인의 임금"이라 언급된다는 암시에 빌라도가 생각한 것보다 더 분개하였고, 바라바를 놓아주고 예수를 죽이라고 목청이 터져라 외쳤다.

한 사자가 다가와서 아내 클라우디아가 보낸 편지를 내밀었다. 아내는 이렇게 적었다: "저희가 예수라고 부르는 이 결백한 사람과 상관하지 말기를 부탁하나이다." 이 쪽지는 판결을 늦추었을 뿐 아니라, 유대인 권력자들이 군중 사이에 돌아다니며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군중을 재촉할 시간을 주었다.

빌라도가 다시 한번 물었다: "유대인의 임금이라 부르는 자를 내가 어찌하랴?" 군중은 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를 십자가에 못박아라!"

빌라도가 한번 더 말했다: "너희가 어째서 이 사람을 못박으려 하느냐? 무슨 악행을 그가 저질렀느냐?" 군중은 더욱 외쳤다: "그를 십자가에 못박아라!"

빌라도는 물었다: "이 유월절에 이 죄인들 가운데 누구를 너희에게 풀어주랴?" 군중은 다시 외쳤다: "바라바를 달라!"

빌라도: "바라바를 풀어주면, 예수를 어떻게 하랴?" 한번 더 군중은 외쳤다: "십자가에 못박아라!"

빌라도는 군중을 달래려고 한 번 더 애쓰려고 마음먹었다.

주를 죽이라고 외치는 군중 속에는 오직 적이라고 맹세한 사람과 생각 없는 사람들만 있었다.

빌라도는 그들의 동정심에 한번 호소하려고, 유대인 경비원과 로마 군인들에게 예수를 데려다가 채찍질하라고 명령했다. 이것은 부당한 과정이었으니, 로마의 법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도록 선고받은 사람들만 채찍을 맞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경비원들은 예수를 지붕 없는 안뜰로 데리고 갔다. 빌라도는 이 채찍질을 구경하였다. 그들은 다시 주에게 자주빛 겉옷을 입히고 가시관을 엮어서, 이마 위에 얹었다. 가짜 홀을 손에 쥐어주고,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놀렸다: "만세, 유대인의 임금이여!" 그들은 그에게 침 뱉고 손으로 따귀를 때렸다. 하나는 손에서 갈대를 빼앗아서 그의 머리를 쳤다.

빌라도는 살이 찢긴 죄수를 군중에게 내보이면서 말했다: "이 사람을 보라! 다시 너희에게 선언하노니, 나는 그에게서 아무 죄를 찾지 못하노라. 그를 채찍질하였으니, 풀어주고자 하노라."

예수의 얼굴은 피로 얼룩지고, 자세는 고통과 슬픔으로 구부정했다. 이 광경은 예수를 죽이려고 결의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은 더 크게 소리질렀다: "십자가에 못 박아라, 못 박아라!"

빌라도가 말했다. "죽어 마땅하도록 그가 무슨 일을 하였느냐?"

대사제가 앞으로 걸어나와서 선언했다: "우리에게 신성한 법이 있고, 이에 따라 이 사람은 죽어야 하나니, 그가 하나님의 아들인체 하였음이라."

7. 빌라도의 마지막 회견

빌라도는 예수의 옆에 앉아 물었다: "너는 어디서 왔느냐? 너는 누구냐?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저희가 말하는데 이것이 무슨 소리냐?"

대꾸가 없자 빌라도가 말했다: "내가 아직도 너를 풀어놓거나 십자가에 못 박게 할 권력이 있음을 깨닫지 못하느냐?"

예수: "너는 복음을 모르니, 그다지 죄가 없도다. 나를 저버리고 나를 너에게 넘긴 자들, 저희에게 죄가 더 크니라."

빌라도는 군중 앞에 다시 나타나서 말했다: "너희는 그를 데리고 가서 너희 법에 따라서 그를 재판해야 하느니라. 너희 전통을 위반했다고 해서 어찌하여 너희가 그를 죽이는 데 내가 찬성하기를 기대하느냐?"

예수를 거의 풀어주려 했는데, 그때 대사제 가야바가 빌라도의 얼굴에 손가락을 흔들며 말을 뱉었다: "이 사람을 풀어주면 당신은 케자의 친구가 아니라. 황제에게 모든 것을 알리겠노라."

총독은 예수를 재판석 앞으로 끌고 나오라 명령했다. 예수를 가리키며 빌라도는 비웃는 투로 말했다: "너희 임금을 보라."

유대인들: "그를 없애라. 십자가에 못 박아라!"

빌라도: "내가 너희 임금을 십자가에 못 박으랴?"

유대인들: "옳소, 십자가에 못 박아라! 우리에게는 케자 외에 아무 임금이 없소이다."

8. 빌라도의 비극적 굴복

여기 사람의 아들로서 육신화한 하나님의 아들이 서 있다.

고발장 없이 붙잡히고 증거 없이 고발당했으며, 증인 없이 재판받고 선고 없이 징벌을 받았다.

그에게서 아무 잘못을 찾을 수 없다고 고백한 재판관으로부터 이제 사형 선고를 받을 것이었다.

빌라도는 소동이나 폭동을 두려워했다. 그는 케자로부터 최근에 질책을 받았고, 또 한 번 그리하고 싶지 않았다. 빌라도는 대야와 물 얼마큼을 달라 하고서, 군중 앞에서 손을 씻으며 말했다: "나는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결백하노라… 나는 그에게서 아무 죄를 찾지 못했노라. 너희가 이를 책임지라. 군인들이 그를 인도하리라."

폭도들은 갈채하며 대답했다: "그의 피가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쏟아질지어다."